오늘 다룰 작품은 영웅문 3부인 의천도룡기입니다.
사조삼부곡 마지막편인데, 신조협려와는 달리 전작을 알지 못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2부로부터 90여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조영웅전과 신조협려를 읽고 온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지요. 1,2부 주인공의 행동들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책이름: 의천도룡기
글쓴이: 김용
출판일: 1961년
장르: 무협소설
장군보와 곽양
의천도룡기의 서막을 여는 건 신조협려 막바지에 나온 곽양입니다. 그녀는 사모하는 양과의 소식을 듣기 위해 소림사로 가다가 사건에 얽히게 됩니다.
알고 지내던 각원대사가 벌을 받아 물동이를 옮기던 걸 보고 오해해 일을 키우게 된 거죠.
설상가상으로 소림사의 법도를 모르던터라 장군보에게 소림의 무술을 배울 수 있는 나한상까지 건네주게 됩니다.
화공두타라는 인물이 소림사의 무공을 훔쳐배운 이후로, 소림사는 스스로 무공을 배우는 자를 엄히 처벌하고 있다.
결국 후일 곤륜삼성이 소림사에 왔을 때 장군보가 소림의 무공을 익히고 있다는 게 들통나고 처벌 받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제자가 근맥을 자르는 중벌을 받을까 겁이 난 각원대사는 곽양과 장군보를 데리고 도망갑니다.
하지만 힘이 다해서 죽게 되고, 그 과정에서 <구양진경>을 암송하는데, 곽양과 장군보와 무색선사가 듣게 됨으로써 큰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깨달음을 얻은 무공을 바탕으로 곽양은 후일 아미파를, 장군보는 이름을 장삼봉으로 바꾸고 무당파를 창설하게 됩니다. 1
도룡도와 의천검
시일이 많이 흘러, 어린아이였던 장삼봉은 어느덧 90세가 되었고 무당파는 소림사와 비견될 정도로 성세를 맞이합니다. 장삼봉 본인도 무림의 큰어른일 뿐 아니라 최고수로써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장삼봉은 7명의 수제자를 뒀는데, 그게 바로 유명한 무당칠협입니다.
<의천도룡기>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 때 부터 시작됩니다.
무당칠협의 셋째 유대암은 스승의 90번째 생일에 참석하려고 귀환 중이었는데,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게 됩니다. 그 사람은 거대한 검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도룡도입니다.
무림지존. 보도도룡. 호령천하. 막감불종. 의천불출. 수여쟁봉.
도룡도가 있는 한 천하를 호령할 수 있는 무림지존이 될 수 있으며, 의천검이 등장하지 않는 한 패할리도 없다.
- 의천도룡기에서 떠도는 풍문 中
의협심이 강한 사람답게 유대암은 사람을 구하고 떠나려했으나, 그 사람은 도룡도를 노리는 세력에게 살해당하게 되고, 도룡도는 유대암에게 오게 됩니다.
유대암은 도룡도를 사부에게 가져가기로 하지만 함정에 빠지게 되고, 결국 도룡도도 잃고 쓰러지게 됩니다. 그리고 목숨은 건지지만 폐인이 되고 맙니다. 2
금모사왕과 사무기
이 일은 무당파에도 알려지게 되며, 자연스레 무당칠협의 다섯째 제자인 장취산이 진상조사를 위해 나섭니다. 장취산은 사건의 진상을 알아가고, 천응교의 은소소가 일을 저질렀다는 걸 알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은소소는 다른 사람들도 살해한 상태였고, 그 일을 장취산에게 뒤집어씌우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장취산은 은소소와 마음이 통하게 됩니다. 결국 두 사람은 가까워지며 도룡도가 있는 회합에 참석하게 됩니다.
하지만 도룡도를 노린 금모사왕이 쳐들어오고, 은소소와 장취산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죽이거나 백치로 만들고 도룡도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외딴섬으로 납치해갑니다.
그 과정에서 은소소와 장취산은 부부가 되고, 아들을 얻게 됩니다. 또한 금모사왕을 무기의 의부로 삼고, 사무기라는 이름을 주게 되죠. 3
그들은 10년 후 금모사왕을 제외하고 중원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데, 도룡도의 행방을 탐낸 사람들이 핍박하게 되고, 결국 장취산과 은소소 부부는 죽게 되고 장무기는 외톨이가 됩니다.
<의천도룡기>는 세상에 홀로 남은 장무기가 온갖 악운에 시달리며 운명에 맞서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혼란한 전란의 시대
의천도룡기의 시대는 송나라가 몽골에 멸망하고, 원나라의 시대입니다. 이들의 폭정이 거센 탓에 민심은 흉흉하고, 등장하는 인물들도 냉혹하기짝이 없습니다.
주인공인 장무기는 작품 초반부부터 고아가 되었기 때문에 이 전란의 시대를 홀로 이겨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장무기는 사조영웅전의 곽정처럼 순박한 면모와 순진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데 그 때문에 세상풍파에 휘둘리며 여러차례 위기를 맞이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장무기는 곽정을 보조해준 황용같은 조력자도 없었죠.
다행히 <신조협려>의 양과만큼 훌륭하진 않지만, 장무기는 무공을 배우는 소질도 있고 응용력도 있습니다. 덕분에 위기를 이겨나가며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흥미롭게 나옵니다. 거기다 역대 주인공 중 기연이라는 요소를 가장 많이 받습니다.
현대적인 러브라인
장무기는 사조삼부곡의 주인공 중 가장 우유부단한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평생 한사람만을 사랑했던 전작의 주인공들과는 다르게 여러 여자들과 연애노선을 타게 됩니다.
헌데 이 여자캐릭터들은 고전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다양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들입니다.
스포일러를 할 수 없어 자세히 이야기할 순 없지만, 그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답답함과 흥미를 동시에 줍니다.
종합적인 평가
개인적으로는 영웅문 1,2부를 절충한듯한 느낌이 드는 작품입니다. 1부만큼 장중하지 않고, 2부만큼 애절하진 않지만 둘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지요.
유일한 단점은 주인공이 너무 휘둘린다는 건데, 답답한 주인공을 혐오하신다면 다소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큰 스케일에서 벌어지는 장무기가 성장해나가며 결말부분에서 역사속에 발자취를 남기는 모습에 흥미가 있다면 이만한 소설도 없을 겁니다.
P.S 의천도룡기는 2019년에 나온 드라마가 호평받고 있습니다. 소설에 친숙하지 않으신 분은 드라마를 봐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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