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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판 신데렐라 이야기, 허부대공

 낮은 신분의 사람이 높은 신분의 사람과 이어지는 이야기를 보통 신데렐라 이야기라고 합니다. 고전적인 클리셰임에도 오랫동안 사랑 받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보통 이런 신데렐라 이야기는 공주와 왕자의 구도가 많았지만, 그 반대의 구도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허부대공이라는 작품은 그 반대의 구도를 다룬 무협소설입니다.

 

책이름: 허부대공
글쓴이: 방수윤
출판사: 드림북스
총권수: 12권 (완결)
출판일: 2007년 5월 31일
장르: 무협

 

 창룡문과 폐병 환자.

 

 창룡문은 강력한 세력을 가진 문파입니다. 하지만 문주인 구일해가 노망이 나버리면서 뭔가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문주의 뒤를 이을 사람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탓입니다.

 

 문주에 가장 가까운 건 구일해의 딸 구소희입니다. 걸림돌이라면 문주가 되려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건데 그녀는 미혼이었습니다. 야심만만한 그녀는 명목상의 남편을 구하려고 합니다.

 

허름한집

 

 그렇게 해서 선택된 게 바로 시한부 인생의 숯쟁이 부운이죠.

 부운은 독특한 사람으로 성정이 올곧고, 가족을 중시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폐병에 걸려 곧 죽을 시한부 환자입니다. 구소희가 부운을 남편으로 정한 것도 곧 죽을거라는 사실 하나 때문입니다.

 

목욕 단장을 시키고 깔끔한 새 옷으로 갈아입히고 나자 부운의 모습은 확 바뀌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 풍기는 분위기가 바뀔 줄은 몰랐다. 헌헌장부라는 말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부운의 헌앙한 모습에 빙심혈모는 나름대로 흡족했다.
-부운의 외모 묘사, 허부대공 中

 

 부운이 가진 독특한 분위기도, 올곧은 사람됨도, 잘생긴 얼굴도 모두 고려대상이 아니었죠.

 그렇게 부운은 '허부대공'이라는 비웃음 섞인 별호와 함께 창룡문에 오게 됩니다.

 

 출세의 망자가 된 구소희

 

 구소희는 문주가 되자 거침없는 행보를 보입니다. 모든 문파 위에 서기 위해 진선구에서 무림으로 나아가는 계획을 추진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나아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보여주죠. 무정후라는 호칭이 생길 정도입니다.[각주:1]

 하지만 그녀의 배후에는 음모가 진행 중입니다. 세력확장에 정신이 팔린 구소희는 미처 발밑을 살피지 못합니다.

 

 한편 부운은 창룡문의 이름 뿐인 남편이 되어 유폐나 다름 없는 생활을 합니다. 원하는 대로 많은 책이 있어 시간을 보내지만 사실상 죽을 날만 기다리는 격입니다. 창룡문 내에서도 은근히 경시 당하며 구소희는 찾아와보지도 않습니다.

 

부운이 도열한 시녀들을 힐끗 보자, 그제서야 노파는 알아챘다.
"가지가지 하는군."
(중략)
"싫어도 적응해라. 이것도 네가 누리게 될 복락 중에 하나니까 말이다."
갑작스레 어마어마한 특권을 누리는 주인공, 허부대공 中

 

 하지만 구소희를 둘러싼 음모 때문에 허부 대공이 앞으로 나설 기회가 생기고, 허부대공은 나서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단순한 신데렐라 이야기는 아니다.

 

 부운은 작품 초반부터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인물로 나옵니다. 어려운 삶을 살고, 시한부 인생이 되었지만 꺾이지 않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인물인듯 하면서도 꺾이지 않는 묘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이 허부대공이 창룡문에 닥친 위기를 헤쳐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진행됩니다. 그 외에 시공검이라는 떡밥, 두 개의 무림이라는 흥미로운 요소, 버림 받았지만 발전해나가는 대공위사대로 감칠맛을 더합니다.

 

 고전 이야기처럼 가만히 기다려서 높은 자리에 올라온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죠.

 

 종합적인 평가

 

 전체적으로 보면 이야기가 안정적입니다. 보통 후반부로 갈수록 글의 완성도가 무너지는 작품들이 많은데, 이 글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허부대공이라는 캐릭터만을 놓고 보면 궤변을 늘어놓지 않나, 말도 안되는 잣대로 다른 사람을 훈계한다거나, 인간의 잣대를 벗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밋밋한 캐릭터로 변질되어 보는 맛이 덜합니다.

 처음 만났을때 주인공에게 느껴지던 신비감과 설레임이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역설적으로 주인공에게 너무 감정이입을 하지 않는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종합적인평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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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래도 부하를 살리기 위해 아량을 베푸는 모습을 보면 100% 냉혈한은 아닙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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