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왕전생 - 임경배 작가의 괜찮은 회귀물 소설.

 오늘 다룰 작품은 임경배 작가님의 권왕전생입니다.

 일전에 다룬 폭염의 용제와 비슷한 시기에 연재되어 비교도 많이 당했던 작품인데, 서로 비교해보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책이름: 권왕전생 
글쓴이: 임경배
출판사: 로크미디어 
총권수: 21권 (완결)
출판일: 2011년 3월 28일
장르: 회귀물, 판타지소설

 

 몰락하는 마왕

 

 레펜하르트는 마왕으로 불리우며 여러 나라의 공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저 이종족들을 위해 나라를 세운 것에 불과하고, 레펜하르트 본인은 마왕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저 노예 생활을 하던 이종족들을 하나 둘 거두다 보니 제국이 되었고, 악의 제국이라 폄하받는 것에 불과했죠.

 

"이제 다른 놈들도 마성에서 벗어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겠지."
(중략)
마성? 본래의 모습? 노예로 살아가는 것이 저들의 본래의 모습이란 말이냐?
-권왕전생 中

 

 하지만 적들은 그런 점에는 관심이 없고 레펜하르트의 제국을 망가뜨리려 합니다. 결국 레펜하르트는 맞서 싸우다 권왕 테스론을 비롯한 '용사파티'에게 패배하게 됩니다.

 최후의 순간이 되자 레펜하르트는 발악하듯이 10서클인 그도 이해하지 못하는 마법을 써버립니다.

 바로 시공회귀 마법이죠.

 

 몸 바꾸기

 

 마법은 성공해서 과거로 성공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게 작용했는지 레펜하르트는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왔습니다. 그것도 자신의 적인 권왕 테스론의 몸으로요.

 10서클의 대마도사에서 한순간에 근육질의 권법가가 된 레펜하르트는 당황해합니다.

 

원래 짐 언브레이커블의 수행법이 하도 단순,무식,과격한 것이다 보니 종종 단기성 기억상실증이 생기곤 했다. 제라드가 수행받을 때도 두어 번 정도 기억이 날아간 경험이 있었다.
(중략)
'패다 보면 다 도로 낫기 마련이지.'
기억을 되돌리는 제일 좋은 방법은 기억이 날아갔을 때의 경험을 재현하는 것이다.
-제자를 무식하게 두들겨패는 스승, 권왕전생 中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생겼는데, 과거로 돌아온 시점이 하필이면 테스론이 스승에게 수련받던 시절이었다는 거죠.

 테스론의 스승 제라드는 훌륭한 권법가지만 애석하게도 교육법이 두들겨패는 겁니다. 결국 주인공은 회귀하자마자 영문도 모르고 두들겨 맞기 시작합니다.

 

 <권왕전생>은 이런 상황의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와, 미래를 어떻게 바꿔나가는지가 주요 스토리입니다.

 

 권법가와 마법사의 대비

 

 모두가 짐작하듯이, 마법사는 두뇌회전에 강점이 있고 권법가는 육체에 강점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레펜하르트는 테스론과 몸이 바뀌면서 강력한 신체능력을 얻었지만, 아둔한 두뇌까지 받게되어 마법사로서 실력이 퇴보합니다.

 작품에선 이 점을 이용해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자고로 애매하다 싶을 땐 선빵이 최선이니라.
-스승의 가르침, 권왕전생 中

 

 거기다 레펜하르트가 배우게 되는 짐 언브레이커블은 변태아니냐는 소리 나올정도로 단순무식한 곳입니다. 

 뼈속까지 세련된 인텔리였던 주인공이 겪는 수난에 동정이 가는 건 그 때문일 겁니다.

 

 이종족과 인간

 

 이 작품에서의 주요 주제는 이종족과 인간의 대립입니다. 

 그간 장르소설에선 이종족들은 그저 조연에 불과했습니다. 이를테면 드워프는 아이템 공장장 정도로, 오크는 인간에게 당해주는 머리나쁜 악역1정도로 다뤄져왔었죠.

 

 

 하지만 임경배작가님은 이런 이종족들을 인간과 동격의 범주로 끌고와 이종족들에게 차별과 괴롭힘을 해도 되는지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세계관 자체는 특별할 것 없는 양산형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이런 주제들 덕분에 차별화가 되었습니다.

 

 종합적인 평가

 

 곳곳에 숨어 있는 센스 있는 개그, 이니야 같이 매력적인 조연들, 회귀물에서 주는 재미 모두 충실합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세계관이 커지면서 작품이 지루해지고, 설정구멍도 많아지는데다 완성도도 수직낙하합니다.

 

 요약하자면 회귀물을 좋아한다면 읽을만한 작품이고, 중후반부에서 지루해진다 싶으시면 그대로 접으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