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논 - 샤피로 줄거리와 리뷰.

가끔은 유치하고 오글거려도 로망을 채워줄 소설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소설을 찾고 있다면 저는 쥬논 작가의 샤피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책이름:샤피로
글쓴이:쥬논
출판사:드림북스
총권수:14권 (완결)
출판일: 2010년 5월 31일
장르: 판타지소설, 현대물, 먼치킨물

카이스트의 학생인 이건호는 특이한 사람입니다. 잠이 들어 꿈을 꾸면 또 다른 세계의 '샤피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샤피로가 사는 세계는 현대의 대한민국과는 동떨어진 신비한 세계입니다.

기사들이 실존하고, 마법들이 범람하며, 전쟁도 자주 벌어지는 곳입니다.

또한 샤피로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죽기 전 몸을 옮겨다닐 수 있습니다.

샤피로가 사용한 것은 '흑고양이의 심장!' 이것은 생명의 한계를 뛰어넘어 부활을 반복하는 놀라운 마법이었다. 흑고양이의 심장을 익힌 사람은 목숨이 9개나 되었다. 다시 말해서 8번 죽어도 거뜬히 되살아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능력 설명, -샤피로 中

이야기의 시작은 샤피로가 배신을 당해 한 성기사의 몸에 들어가면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몸을 옮기는 비술은 기억을 잃는 부작용이 있었고, 샤피로는 자신이 누구에게 배신 당했는지, 누굴 조심해야하는지 기억하지 못해서 혼란스러워합니다.

남은 거라곤 스스로가 남겼다고 추측하는 단서 뿐이지요.

적은 내부에 있다. 교단의 생존자들을 모두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복수하라.
-샤피로 中

샤피로는 복수하기 위해 나섭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샤피로-이건호는 동일 인물로 보이겠지만 둘은 서로를 관찰할 수만 있을 뿐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습니다. 꿈을 매개체로 세계만 연결된 셈이지요.

한 편 현대의 이건호는 대학생활을 하다가 라이벌인 가오린에게 살해당합니다. 가오린은 신인류인 자신이 구인류인 이건호에게 질 수 없다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이건호의 가족과 이건호를 몰살해버립니다.

이건호는 그대로 죽어가지만, 샤피로와 연결된 덕분인지 몸을 옮겨탈 수 있는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이 따라온 한스 반 데어 뤼슨의 몸을 차지하며 새로운 한스가 되죠.

이건호가 몸을 차지하기 전 한스는 부잣집에서 마약과 놀이를 즐기는 한심한 망나니였습니다. 하지만 이건호가 한스가 되고 나서 이런 부분은 바뀌게 됩니다.

새로운 한스가 된 이건호는 방탕한 생활에 찌든 몸을 개선하고 복수를 위해 살아갑니다. 그 과정에서 '각성'이라는 걸 하게 되는데, 그제서야 이건호는 우리가 알던 세계에 신인류라는 족속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각주:1]

이야기는 대체로 이건호와 샤피로의 복수극이 됩니다.

샤피로와 이건호는 장르팬들이 말하는 '먼치킨'성향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세계관 내에서 아주 강하고 적수가 거의 없죠. 그래서 속 시원하게 적들을 때려부수고 다닙니다.

시원하고, 빠른 전개가 돋보입니다.

또한 상류세계를 다루는데 흥미롭습니다. 반 데어 뤼슨 가문은 세계를 암중에서 주무르는 비밀세력의 일원이며, 신인류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부자들의 세계가 자주 등장합니다.

비록 음모론과 상상으로 점철된 이야기들이지만, 흥미롭습니다.

그러면서도 떡밥을 꾸준히 뿌려주는데 그것 때문에 책을 계속 읽게 합니다. 이를테면 샤피로의 진짜 적은 누구인지, 몸갈아타기 마법을 쓰며 사라진 기억은 무엇인지, 샤피로는 몇 번 죽었는지, 새로 얻은 힘들의 근원은 무엇인지… 이런 부류의 떡밥이죠.

하지만 중2병스러운 문체가 가장 큰 진입장벽입니다.

나는 언제나 이방인. 세상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보더러. 아니, 애써 쿨하게 보이려고 애쓸 필요 없지. 나는 외톨이. 나는 미치광이. 밤거리를 배회하는 음험한 들고양이. 혹은 피에 물든 살인귀.
-샤피로 中

쓸모 없는 형용사, 남발된 느낌표 그리고 정치를 다루는 것도 엉성하기 짝이 없습니다. 엉성함을 넘어 유치할 정도지요.

또한 오글거리는 표현도 많이 사용되고 정상인 캐릭터들도 많이 없어서 혼란한 느낌마저 듭니다.^[각주:2]

취향에 맞는다면 재미있는 소설이 되겠지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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