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은 세계가 사랑하는 소설가입니다. 호러,판타지의 요소를 잘 버무린 덕에 가장 대중적인 소설가라는 평도 가지고 있지요.
대표작만 해도 쇼생크 탈출, 미저리, 캐리, 미스트, 그린마일 등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러한 킹이 글을 쓰는 후학들을 위해 쓴 책이 있습니다.
바로 글쓰기 비법을 다룬 - 유혹하는 글쓰기 입니다.
책이름: 유혹하는 글쓰기 (원제: On Writing)
글쓴이: 스티븐 킹 (Stephen King)
출판사: 김영사
총권수: 1권 (완결)
출판일: 2001년, 번역된 김영사판은 2002년.
장르: 자기개발서, 자서전
글쓰기.. 글쓰기!
글쓰기는 평생을 함께해야할 소양입니다.
학교에서 공부할 때, 직장에서 일을 할 때, 관공서에서 서류를 작성할 때, 기분을 표현할 때, 메모를 할 때…
예전에는 글씨로, 요즘은 타이핑으로 한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그만큼 우리 삶에서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읽는 상대방을 매혹할 정도로 훌륭한 솜씨를 가진 건 극소수입니다.
스티븐 킹은 그 극소수 안에 드는 사람입니다. 킹이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 것도 바로 그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서죠.
책의 서두에서부터 이 점을 분명히 합니다.
… 그러나 나 같은 얼치기도 나름대로 문장에 대해 고민한다.
그리고 종이 위에 이야기를 풀어놓는 솜씨를 향상시키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이제부터 나는 내가 창작을 하게 된 과정, 지금 내가 창작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 그리고 창작의 방법 등에 대하여 말해보려고 한다.
이것은 내 본업에 대한 책이며 문장에 대한 책이다. -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中
스티븐 킹의 과거
<유혹하는 글쓰기>는 스티븐 킹의 과거를 회고하며 시작합니다.
악독한 베이비시터 율라 밑에서 겪었던 경험, 병에 걸려 학교를 쉬면서 책을 읽었던 경험, 소설을 응모했다가 퇴짜맞은 경험… 그러다 이야기는 점점 스티븐 킹이 어떤 문화적 경험을 했는지로 나아갑니다.
킹의 가정은 전형적인 빈민 가정이었고 온갖 군상의 인간들과 부대끼며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유려한 글쓰기 기술을 기대한 독자의 기대와는 달리 이 이야기는 꽤 길게 진행됩니다. 1
물론 과거 이야기만 나온 것은 아닙니다. 어렸을 때부터 관심을 가지던 글쓰기를 시작했던 이야기도 나오고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고민들을 했던 이야기도 나옵니다.
특히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금전적인 부분'을 고민한 부분도 큰 요소를 차지했습니다.
덕분에 단순히 과거를 열거하는 것을 떠나 스티븐 킹이라는 인간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줄거리로 요약하자면 일종의 '성장기'라고 할까요?
짐작컨데 시중엔 글쓰기 스킬을 다룬 글들이 많기 때문에 '뻔한 기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보여줌으로써 무언가 느끼길 바란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글을 압축 할수록 완성도가 있다.
흥미롭던 킹의 과거 회고가 끝나고, 책은 점점 작가로 나아가는 킹의 모습과 현실적인 문제를 다룹니다. 2
그러다 본격적으로 책의 목적인 글쓰기로 넘어가지요.
글쓰기에서 정말 심각한 잘못은 낱말을 화려하게 치장하려고 하는 것으로, 쉬운 낱말을 쓰면 어쩐지 창피해서 굳이 어려운 낱말을 찾는 것이다.
…(중략)
그렇게 쓸데없는 짓을 하는 사람은 더욱더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中
책을 읽었다면 눈치 챘겠지만 킹은 글을 꾸미는 부사, 어려운 단어를 혐오합니다. 헛소리 총량의 법칙이라고 해서 말을 적게 할수록 헛소리를 적게한다는 비유를 사용할 정도죠.
킹은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게 쓸수록 퀄리티가 높아진다고 이야기 합니다.
존이 생리현상을 해결했다,라는 표현보단 존이 대변을 눴다. 같이 직설적인 표현이 독자와의 '정신감응'에 유리하다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다른 작가의 노하우에서 '글은 더하는게 아니라 빼는 작업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것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킹은 그 외에도 수동태보단 능동태를 사용하기, 부사 사용을 줄이기 등 '글을 압축하는' 내용을 각종 실전 예문을 들어가며 설명해줍니다.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킹이 강조하고 싶은 건 '자신감'인 것 같습니다.
'저녁 식사를 할 것 같습니다.'보단 '저녁 식사를 합니다.'
'문을 꽝 닫았다.'보단 '문을 닫았다.'
사람들은 글의 한 부분만 보는게 아니라 문맥으로 파악하는데, 혹여 이해하지 못할까봐 여러 설명을 구구절절 늘어놓다보면 가독성도 떨어지고 읽는 사람들은 지루해지는 상황이 오는 것을 경계하라는 것이지요.
다만 몇몇 부분은 영어와 한국어의 차이 때문에 맞지 않는 조언들도 있습니다. 그 부분을 유의하면 훌륭한 글쓰기 입문서가 될 듯 합니다.
마치면서
스티븐 킹은 기술 외에도 여러가지 '마음가짐'들을 알려줍니다.
요약하자면, 이런 것들이지요. 참신하고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당연한 것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글은 접어두겠습니다. 보실 분은 더보기를 눌러주세요.)
* 글을 쓴 후, 한동안 구석에 쳐박아두다가 한달 정도 후에 꺼내어 읽기.
* 꾸준히 독서를 하기.
* 글을 쓰다가 오래 쉬지 말기. 글이 낯설어질 수도 있다.
* 하루에 쓸 분량을 미리 정해두고 꼭 지키기
* 글을 쓸 수 있도록 주변의 방해요소들 (tv,비디오게임,창밖의풍경)을 걷어내기.
* 때론 묘사보다 독자의 상상에 맡기기.
* 글쓰기는 이미 완성된 무언가를 발굴하는 것이고, 문체 같은 것들은 도구에 불과하다.
* 플롯은 유용하지만, 플롯보단 스토리가 더 믿음직하고 정직하다.
* 글은 독자를 위한 것이지, 본인의 어휘력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서 이야기하자면, 스티븐 킹이라는 인간의 삶과 여러가지 가르침들은 훌륭하고 자서전으로 봐도 재미가 있었습니다.
꼭 작가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글쓰기에 고민이 있다면 읽어봄직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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